28회 지용신인문학상
목어
글 이영미
헤엄쳐서라도 뭍 너머 섬과 섬 건널 만큼
눌러도 솟구치는 바람, 비늘로 덮을 만큼
거대해져라 주문을 걸었으나
제 살 태워 얻은 것이 겨우 나무 몸뚱이라
삼켜 채웠던 비릿한 한 살이, 게워낸 텅 빈속
뼈대 긁어 귀 열라 들려주는 붉은 속울음
티끌 걷어내려 아가미 시리도록 울어 보는 것인데
바당보름* 불어 건져올린 심해의 말씀
눈 푸른 운수납자 깨워 풀어가는 님 앞에서
더 갖지 못해 속 끓이던 욕심 들킨 양
미안하오 미안하오, 오래된 기약만 되뇌며
늙었으나 견고한 결 주름 매 만지던 봄날
화암사 우화루 마당이 그토록 환했던 이유는
오색 옷 한 벌 걸치지 못했어도 잠 못 들며
꽃비 나긋이 바라보던 님의 그 눈빛 때문
눌러도 솟구치는 바람, 비늘로 덮을 만큼
거대해져라 주문을 걸었으나
제 살 태워 얻은 것이 겨우 나무 몸뚱이라
삼켜 채웠던 비릿한 한 살이, 게워낸 텅 빈속
뼈대 긁어 귀 열라 들려주는 붉은 속울음
티끌 걷어내려 아가미 시리도록 울어 보는 것인데
바당보름* 불어 건져올린 심해의 말씀
눈 푸른 운수납자 깨워 풀어가는 님 앞에서
더 갖지 못해 속 끓이던 욕심 들킨 양
미안하오 미안하오, 오래된 기약만 되뇌며
늙었으나 견고한 결 주름 매 만지던 봄날
화암사 우화루 마당이 그토록 환했던 이유는
오색 옷 한 벌 걸치지 못했어도 잠 못 들며
꽃비 나긋이 바라보던 님의 그 눈빛 때문